이 글은 「고기와 지방 이유식」 시리즈 8편 중 4편입니다. → 전체 목차 보기
지난 글에서 철분 이야기를 했다. 6개월에 필요량이 스무 배로 뛰고, 그 철분은 고기의 헴철에서 와야 흡수가 된다는 얘기였다.
그게 고기여야 하는 이유의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이 지방이다. 그리고 이쪽이 더 이상하다.
모유의 절반은 지방이다
숫자부터 보자.
모유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부피는 3~4% 정도다. 그런데 열량으로 따지면 40~50%다. 아기가 먹는 칼로리의 절반가량이 지방에서 온다는 뜻이다.
부피와 열량이 이렇게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방은 1g에 9kcal이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4kcal다. 두 배가 넘는다.
3편에서 아기의 위는 작다는 얘기를 했다. 하루에 넣을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으니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전부라는 얘기였다.
모유는 그 문제를 지방으로 푼다. 적은 부피에 많은 열량을 담는 방법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유식이 시작되면
여기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기는 6개월까지 열량의 절반을 지방으로 먹다가, 이유식을 시작하는 순간 쌀죽을 받는다.
쌀죽에는 지방이 거의 없다. 있어봐야 미량이고, 그나마 곡물 지방이다. 열량 구성으로 보면 거의 전부가 탄수화물이다.
모유에서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열량 구성이 통째로 뒤집히는 셈이다. 그것도 뇌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기에.
뇌의 60%는 지방이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지방이 문제가 되는지는 뇌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의 뇌는 약 60%가 지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시기 뇌는 무섭게 자란다. 태어났을 때 아기 뇌는 성인 뇌의 약 4분의 1이다. 그런데 생후 6개월이면 절반에 도달하고, 첫 생일에는 60%가 된다. 여섯 달 만에 두 배가 되는 셈이다.
이만큼 가파른 구간은 이후로 다시 오지 않는다. 만 2.5세에 75%, 만 5세에 90%로 완만해진다.
가장 가파른 구간이 언제인지 보면 이 편의 얘기가 왜 급한지 알 수 있다. 이유식을 시작하는 바로 그때다.
이 시기에 진행되는 게 미엘린화다. 신경섬유가 미엘린이라는 지방질 막으로 감싸이는 과정이다.
기계에 기름칠을 하는 걸 떠올리면 감이 온다. 부품끼리 맞물려 돌아가려면 기름이 있어야 하고, 오래 쓰려면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 기름이 마른 엔진이 어떻게 되는지는 다들 알고 있다.
아기 뇌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렇다. 다만 정확히는 기름칠보다 전선에 피복을 입히는 쪽에 가깝다. 미엘린은 마찰을 줄이는 게 아니라 신호가 새지 않게 감싸는 절연체다. 피복이 얇은 전선은 신호가 느리고 엉킨다. 인지 발달과 운동 발달이 여기에 걸려 있고, 생후 2년이 이 공사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구간이다.
그래서 나오는 권고가 이거다. 미엘린화를 뒷받침하려면 두 살까지는 총 열량의 약 50%를 지방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
50%다. 모유가 하던 그 비율 그대로다.
이유식이 시작된다고 해서 그 요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제한하지 말라고 한다
미국소아과학회의 입장은 명확하다.
두 살 미만 아이에게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같은 맥락에서 두 살까지는 저지방 우유가 아니라 전지유를 주라고 권한다. 2%, 1%, 무지방 우유는 두 살 미만 아이에게 지방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두 살이 지나면 그때 저지방으로 넘어가라고 한다.
2025-2030 미국 식생활지침에도 같은 취지가 들어갔다. 전지 유제품이 아이의 에너지 필요를 채우고 뇌 발달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하다는 서술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게 있다. 이 권고들은 하나같이 두 살을 경계로 삼는다.
돌이 아니라 두 살이다. 이유식이 끝나고 한참 뒤다.
한국 기준으로 보면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영아의 지질은 충분섭취량으로 하루 25g이 설정돼 있다.
6~11개월 아기의 에너지필요추정량은 600kcal이다. 25g에 9를 곱하면 225kcal이니, 열량의 약 37.5%가 된다.
여기엔 사연이 하나 있다. 2020년 기준에서는 이 시기 에너지필요추정량이 700kcal이었다. 그때 계산하면 32%가 나온다. 2025년에 기준이 개정되면서 600kcal로 내려갔고, 지질 충분섭취량 25g은 그대로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권장되는 지방 비율이 32%에서 37.5%로 올라간 셈이다.
모유의 40~50%에 한층 가까워진 숫자다.
이 숫자를 어떻게 볼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37.5%는 쌀죽으로는 절대 못 채운다.
죽 한 그릇을 다 비워도 지방은 몇 그램 들어가지 않는다. 기준을 후하게 잡든 박하게 잡든, 곡물 중심 식단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숫자다.
게다가 우리는 반대로 간다. 아기 준다고 하면 일단 살코기부터 찾는다. 소고기를 사도 기름은 다 떼어내고, 닭고기를 써도 껍질은 벗겨서 가슴살만 남긴다. 국을 끓여도 위에 뜬 기름은 걷어낸다.
아기니까 담백하게, 기름진 건 부담스러우니까. 다들 그렇게 한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남는 게 단백질과 물이다. 열량 밀도가 제일 높은 부분을 정성껏 걷어내고 있었던 셈이다.
| 시기 | 지방이 차지하는 열량 비율 |
|---|---|
| 모유 (0~6개월) | 40~50% |
| 한국 기준 영아 충분섭취량 환산 (2025) | 약 37.5% |
| 쌀죽 위주 이유식 | 사실상 한 자릿수 |
모유는 열량의 절반을 지방으로 주고, 뇌는 그 지방으로 만들어지고, 권고는 두 살까지 그 비율을 유지하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유식이 시작되는 순간 지방이 거의 없는 죽으로 갈아타고, 거기 들어갈 고기에서마저 기름을 걷어낸다.
2편과 3편에서 본 것과 같은 구조다. 권고는 한쪽을 가리키는데 관행은 반대로 가 있다.
우리는 왜 지방을 무서워하게 됐나
여기까지 읽고도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나도 그랬다.
지방을 늘려야 한다는 근거를 다 확인하고 나서도, 아이에게 버터를 넣어줄 때는 손이 한 번 멈췄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에 밴 것이 달랐다.
그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보다가 좀 놀랐다.
지방은 기름지고, 기름진 건 건강하지 않다. 이 회로가 우리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있는데, 이게 그렇게 오래된 상식이 아니다. 그리고 순수하게 과학적으로만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2016년 JAMA 내과학회지에 논문 하나가 실렸다. UCSF 연구진이 하버드 도서관 지하에서 찾아낸 문서들을 분석한 것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설탕 업계 단체인 설탕연구재단이 1960년대 중반부터 영양학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관상동맥질환의 식이 원인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지목하고 설탕이 위험 요인이라는 증거는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재단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교수들에게 오늘날 가치로 약 4만 8천 달러를 지불했다. 검토할 연구를 재단이 직접 골라 건넸고, 초안도 검토했다. 그 결과물은 1967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렸다. 당시에는 학술지가 이해관계 공시를 요구하지 않던 때라, 자금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논문의 결론은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이 조정은 단 하나,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바꾸는 것뿐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그랬는지도 문서에 남아 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설탕 업계 단체는 이미 1954년에 이런 계산을 하고 있었다. 미국인들이 저지방 식단을 채택하면 1인당 설탕 소비가 3분의 1 이상 늘어난다는 것.
이건 영양학이 아니라 산수에 가깝다. 지방을 빼면 그 자리가 빈다. 열량도 비고, 무엇보다 맛이 빈다.
지방은 맛있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입에 오래 남는다. 그걸 덜어내면 음식이 밍밍해지고, 밍밍한 건 안 팔린다. 그 허전함을 메울 게 필요했고, 가장 싸고 확실한 답이 설탕이었다.
저지방 요거트의 당 함량을 한 번이라도 확인해본 사람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안다.
그리고 그 뒤가 있다. 돈을 받은 연구자 중 한 사람인 마크 헥스테드는 이후 미국 농무부 영양 부문 책임자가 됐고, 1977년 연방 식생활지침의 전신이 되는 문서를 만드는 데 관여했다.
1967년의 논문이 1977년의 정부 지침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 지침이 1980년대와 90년대의 저지방 열풍을 낳았고, 식품회사들은 저지방 제품을 쏟아냈고, “저지방=더 건강”이라는 공식이 마케팅 문구로 수십 년을 굴러다녔다.
우리가 지방을 보면 반사적으로 움찔하는 그 감각의 출처가 여기 어디쯤이다.
공정하게 덧붙이면, 이 논문의 저자들은 설탕이 심장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게 아니다. 그들의 관심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었다.
그리고 한계도 스스로 밝혔다. 당시 관계자들이 모두 사망해 직접 확인할 수 없었고, 재단이 원고를 직접 고쳤다는 증거는 없으며 정황 증거라는 것이다. 지방을 문제 삼던 조직이 설탕 업계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설탕협회도 입장을 냈다. 당시 재단이 연구 활동 전반에서 더 투명했어야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즘은 저지방에서 저당으로 옮겨간 것 같다
요즘은 방향이 바뀐 것 같다. 마트에 가보면 안다. 예전에 저지방이 붙어 있던 자리에 이제는 무설탕과 제로가 붙어 있다.
방향이 바뀐 건 다행이지만, 구조는 똑같아 보인다. 한 가지 영양소를 악당으로 지목하고, 그것만 빼면 건강해진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우는 방식.
그리고 십 년쯤 뒤에는 또 다른 게 악당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지방에 대한 두려움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 중 하나였다. 근거가 있어서 굳어진 게 아니라, 굳어지고 나서 근거처럼 취급된 것.
우리 집은 어떻게 했나
먼저 고백할 게 있다. 나는 버터가 무서웠다.
어디서 딱 듣고 그렇게 된 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에 이런 회로가 깔려 있었다. 버터는 서양 음식에 많이 들어간다, 서양 음식은 몸에 안 좋다. 두 문장 사이에 근거는 없는데 결론은 확고했다.
그래서 버터가 좋은 지방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갸우뚱했다.
앞에서 저지방 열풍의 역사를 얘기했는데, 우리한테는 거기에 한 겹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저지방이 건강하다는 미국발 공식 위에, 서양 것은 기름지고 우리 것은 담백하다는 또 다른 도식이 얹혀 있었던 것이다. 근거가 두 겹으로 없는 셈이다.
머리와 몸은 따로 논다
자료를 다 읽고 나서는 머리로 정리가 됐다. 버터는 좋은 지방이고, 특히 목초 사육 젖소의 우유로 만든 버터라면 내가 가려는 방향에 정확히 부합하는 재료다.
그런데도 손이 안 갔다.
맛이며 냄새며, 그동안 쌓아온 선입견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는 것과 몸에 밴 것은 정말 다른 문제였다.
집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버터를 이유식의 주된 기름으로 쓰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좋아하지 않았다.
아내는 원래 버터를 안 좋아한다. 한식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 버터는 느끼하고 기름진 것, 뭔가 몸에 좋지 않은 것에 가까웠다. 밖에서 들은 반대가 아니라 같은 부엌을 쓰는 사람에게서 나온 반대라 무게가 달랐다.
지금 생각하면 아내 반응이 정상이었다. 이상한 쪽은 나였다.
앞에서 말한 그 회로가 아내에게도 있었던 것이고, 오히려 한식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더 뚜렷했던 것뿐이다. 나도 자료를 읽기 전까지는 똑같았으니 설득할 자격도 없었다.
그래서 나부터 먹었다
결국 순서를 바꿨다. 아이에게 주기 전에 내가 먼저 먹어보기로 했다.
매일 먹었다. 그러면서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봤다.
3편에서 소간을 아이에게 주기 전에 내가 먼저 맛봤다고 썼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우리 집 방식이었던 것 같다. 자료로 확인하고, 내 몸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그다음에 아이에게 준다. 확신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기도 했다.
그렇게 몇 달을 먹고 나서야 이유식에 넣기 시작했다. 아내를 말로 설득한 게 아니라, 내가 먼저 먹는 걸 몇 달 동안 옆에서 보게 한 셈이다.
그리고 부엌의 기름을 바꿨다
버터가 자리를 잡고 나서는 기름을 정리했다.
그때까지 쓰던 카놀라유와 콩기름을 치우고, 이유식 조리에 쓰는 기름을 버터로 바꿨다. 볶을 때도, 익힐 때도.
이건 내 판단이었다. 씨앗기름을 두고 오가는 논쟁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나도 그 논쟁에 결론을 낼 만한 근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아이가 하루에 넣을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다면, 그 자리에 들어가는 지방이 무엇인지는 내가 고르고 싶었다.
나머지는 재료가 알아서 해줬다
지방을 따로 챙겼다기보다, 재료를 고르면 지방이 따라왔다.
계란 노른자에는 지방이 있다. 소간에도, 연어에도 있다. 3편에서 소간 퓨레를 버터와 함께 볶았다고 썼는데, 그게 맛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구는 코코넛크림으로 조리했다. 대구 자체는 지방이 적은 흰살생선이라, 그대로 주면 단백질만 남는다. 코코넛크림을 쓰면 열량 밀도가 올라가고 질감도 부드러워진다.
버터는 거의 모든 이유식에 조금씩 들어갔다. 채소를 볶을 때도, 고기를 익힐 때도.
지금 와서 보면 이게 3편의 논리와 같은 얘기였다. 아기의 위는 작고, 그 작은 자리에 열량 밀도가 높은 것을 넣어야 한다는 것. 철분에서 간을 고른 이유와 지방에서 버터를 고른 이유가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남는 걱정
배경을 알고 나서도 걱정이 다 사라지지는 않았다. 살이 찌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그래서 이건 따로 찾아봤다. 지방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게 아이들에게도 성립하는지.
2020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이 있다. 토론토 연구진이 7개국 28개 연구를 모아 1세에서 18세 아이 약 2만 1천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우유의 지방 함량과 비만의 관계를 본 연구였다.
결과는 이랬다.
28개 연구 중에서 저지방 우유를 마신 아이들의 비만 위험이 더 낮다는 결과를 보여준 연구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18개 연구에서 지방 함량이 높은 우유를 마신 아이들의 체지방이 더 낮게 나왔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들에서는 전지유를 마신 아이가 저지방 우유를 마신 아이보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확률이 약 40% 낮았다. 우유 지방 함량이 1% 높아질 때마다 비만 확률이 낮아지는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
논문의 결론은 이렇다. 아이들에게 저지방 우유를 권하는 국제 지침이 소아 비만 위험을 낮추지 못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이걸 과하게 읽으면 안 된다
이 연구는 관찰연구를 모은 것이고, 임상시험은 한 건도 없었다. 연구진 스스로 인과관계를 확정하려면 무작위 대조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인과 가능성도 있다. 마른 아이의 부모가 체중을 늘리려고 전지유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들 사이의 이질성도 높았다.
반대 방향의 지적도 있다. 두 살 미만에게 저지방 우유를 일찍 도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을 줄이면 아이가 다른 데서 열량을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결과를 지방을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진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저지방이 아이의 비만을 막아준다는 근거가 생각보다 없다는 것.
나에게는 그 정도로 충분했다. 확신을 얻으려던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선택이 근거 없는 무모함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어떤 지방이냐는 질문이 남는다
지방을 늘려야 한다는 데까지는 대체로 동의가 된다. 문제는 어떤 지방이냐다. 다불포화지방 위주로 가라는 권고가 있고, 포화지방을 줄이라는 권고도 있다.
이건 어른 기준으로 쌓인 심혈관 근거가 상당 부분이다. 그리고 두 살 미만 아기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지방 제한 금지 권고의 취지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여기서 확신을 갖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판단 기준 하나는 세울 수 있었다. 모유에 들어 있는 지방 구성이 하나의 참조점이 된다는 것. 모유 지방의 약 98%는 중성지방이고, 포화지방인 팔미트산이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자연이 만든 유일한 영아 전용 식품이 그렇게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나는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이 편을 쓰면서 끝내 닫지 못한 서랍이다. AAP도 2008년에 기준을 한 번 손봤는데,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 아이 중 과체중 위험이 높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지방 우유를 고려할 수 있게 열어뒀다. 모든 아기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답은 없다는 뜻이다.
그 이야기는 6편에서 따로 하려고 한다.
먼저 소아과에서 확인할 것
성장 곡선이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거나, 체중이 지나치게 빠르게 늘거나 줄면 확인하는 게 맞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글은 처방이 아니라 내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서 결국
내가 이 시리즈를 쓰면서 도달한 결론이 하나 있다. 결국 각자가 조금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거창한 얘기가 아니다. 논문을 읽으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포장지에 적힌 문구를 그대로 믿는 대신 원재료 함량을 한 번 뒤집어 보고, 다들 그렇게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왜 그런지 한 번쯤 찾아보는 정도다.
1편에서 시판 이유식 라벨을 뒤집어 본 게 이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그 한 번이 없었으면 나도 아직 단계표대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철분과 지방까지 왔으면 무엇을 먹일지는 대충 정리가 된다.
남은 건 어떻게 먹이느냐다. 아기는 이가 없으니 묽은 죽이어야 한다는 말, 이것도 한번 따져볼 만하다. 다음 글에서 그 얘기를 하려고 한다.
마지막 수정: 2026년 8월 4일
참고 자료
- WHO. Guideline for complementary feeding of infants and young children 6–23 months of age.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3.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96430/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25.
- Human Milk Macronutrients and Child Growth and Body Composition in the First Two Years: A Systematic Review. Advances in Nutrition.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161831323014333 - ZERO TO THREE. How does nutrition affect the developing brain?
https://www.zerotothree.org/resource/distillation/how-does-nutrition-affect-the-developing-brain/ - Nutrition in Toddlers. American Family Physician.
https://www.aafp.org/pubs/afp/issues/2018/0815/p227.html - AAP. Healthy Beverage Quick Reference Guide.
https://downloads.aap.org/AAP/PDF/HealthyBeverageQuickReferenceGuideDownload.pdf - 국내 영유아용 조제식품의 분류 체계 및 영양소 기준의 개선 방안 연구.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2025.
https://e-jnh.org/DOIx.php?id=10.4163%2Fjnh.2025.58.4.357 - Kearns CE, Schmidt LA, Glantz SA. Sugar Industry and Coronary Heart Disease Research: A Historical Analysis of Internal Industry Documents. JAMA Internal Medicine. 2016.
https://sugarscience.ucsf.edu/sugar-papers-reveal-industry-role-in-shifting-focus.html - Vanderhout SM, et al. Whole milk compared with reduced-fat milk and childhood overweigh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0;111(2):266–279.
https://pubmed.ncbi.nlm.nih.gov/3185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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