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간을 먹이며 내가 걱정한 것들 | 고기와 지방 이유식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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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을 쓰면서 나는 한 문장을 이렇게 닫았다.

영아 기준으로 확정된 공식 수치는 찾지 못했고, 위 값은 참고용입니다.

1편에서 “간처럼 농축된 식품은 상한섭취량과 함께 구체적으로 적겠다”고 해놓고, 정작 숫자를 못 대고 넘어간 것이다.

그런데 있었다.

이 편은 그 숫자를 찾아 우리 집 급여량을 실제로 계산해본 기록이다. 계산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이 편이 “괜찮더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렇게 되지 않았다.

찾지 못했던 숫자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6~11개월 영아의 비타민 A 기준이 이렇게 나와 있다.

  • 충분섭취량 450 μg RAE/일
  • 상한섭취량 600 μg RAE/일

내가 못 찾은 이유는 단순했다. 영아 상한섭취량은 대부분의 영양소에서 “자료 부족”으로 비어 있어서, 비타민 A도 당연히 비어 있을 거라고 넘겨짚었다. 비타민 A는 몇 안 되는 예외였다.

한 가지 짚어둘 게 있다. 이 상한섭취량은 프리폼드 비타민 A, 즉 동물성 식품과 보충제에 들어 있는 레티놀에 적용된다. 당근이나 고구마의 베타카로틴은 몸에서 전환량이 조절되므로 여기 합산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글에서 세는 것은 아이가 먹는 비타민 A 전부가 아니라 프리폼드 쪽만이다. 간과 대구간유는 사실상 전량이 여기 해당한다.

600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숫자를 찾았으면 그게 어디서 왔는지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자료는 1965년에 보고된 영아 만성 비타민 A 중독 증례들이었다. 돌이 되기 한참 전의 아기들에게서 대천문이 부풀어 오른 사례고, 그중 네 건의 최저 용량 평균을 반올림한 값이 6,000 μg/day였다. 이 값을 불확실계수 10으로 나눈 것이 600이라고 DRI 보고서에 적혀 있다.

불확실계수라는 게 뭔가

영양소 기준은 “이 정도부터 문제가 생기더라”는 관찰값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그 값을 그대로 기준으로 쓸 수는 없다. 사례가 몇 건뿐이고, 사람마다 견디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찰값을 일정한 숫자로 나눠 여유를 두는데, 그때 나누는 숫자가 불확실계수다.

이름 그대로 불확실한 만큼 크게 잡는 값이다. 자료가 탄탄하면 1이나 1.2, 부족하면 크게. 대부분의 무기질이 1~1.2, 성인 비타민 A가 5, 가임기 여성이 1.5다.

영아 비타민 A는 10이다. 섭취기준에 실린 값 중 가장 크다.

왜 10인지도 자료에 적혀 있었다. 첫째, 관찰된 6,000이 “여기서부터 문제”이지 “여기까지 안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 문제도 없는 최고 용량이 얼마인지는 조사된 적이 없다. 둘째, 사람마다 견디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걸 “안전 여유가 열 배”로 읽었다. 틀린 독해였다. 저 10은 남는 여유가 아니라 이미 용도가 정해져 배정된 몫이다.

그 아기들은 무엇을 먹었나

그 사례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찾아봤다. 간을 먹은 아기들이 아니었다.

의사가 처방한 수용성 비타민 A·D 용액을 매일 20~30방울씩 받은 아기들이었다. 한 사례는 생후 3개월에 두개연화 진단을 받고 하루 30방울을 처방받았는데, 그 양이 하루 6,750 μg RE였다. 음식이 아니라 약이었다.

배경도 있었다. 1950년대 스웨덴은 구루병 예방용으로 모든 영아에게 대구간유를 주다가 AD 비타민제로 바꿨고, 1955년부터는 물에 녹는 형태를 썼다. 그런데 이 수용성 제형은 같은 표기 용량으로도 혈중 농도가 네 배 가까이 올라간다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함량은 그대로 두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대구간유를 합성 제제로 바꿨고, 흡수율이 훨씬 높았고, 용량은 조정하지 않았고, 아기들이 다쳤다. 우리가 지금 간과 대구간유를 재는 자는 거기서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이 기준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외삽의 불확실성까지 감당하라고 붙인 것이 불확실계수 10이다. 그리고 하루 6,750 μg RE는 우리 아이 영아기 섭취량의 스물여섯 배다. 제형을 어떻게 보든 자릿수가 다르다.

이 기준을 낮춰 잡을 이유를 찾은 건 아니었다. 다만 이 숫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특정한 사고에서 나왔다는 것, 그리고 그 사고의 주인공이 내가 지금 걱정하는 재료가 아니었다는 것은 알게 됐다.

상한섭취량은 영아 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위해평가 기준이다. 이 선을 넘었다고 곧바로 해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래라고 개별 아이의 안전이 보증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하루 기준이니 주 평균으로 대체해 읽을 수 있는 숫자도 아니다.

그래서 세어봤다

3편에서 소간의 비타민 A 함량이 개체에 따라 여섯 배까지 차이 난다고 썼다. 그래서 평균값으로 계산했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생것 기준으로 소간 100g당 약 9,400 μg RAE, 닭간은 약 13,400이다. 삶으면 수분도 빠지고 일부 손실도 생기는데, 조리 후 함량은 확인하지 못했다. 아래 숫자는 전부 생것 기준이고, 비타민 A 단위는 μg RAE로 통일했다.

이유식 스푼 한 스푼이 대략 5g이다.

1회 양그날 섭취량
소간5g (1스푼)약 470 μg RAE
소간10g (2스푼)약 940 μg RAE
닭간5g (1스푼)약 670 μg RAE

소간 두 스푼이면 하루 상한섭취량을 넘는다. 처음 이 줄을 봤을 때 나는 좀 멈칫했다.

비타민 A는 지용성이라 남는 만큼 소변으로 빠지지 않고 간에 저장된다. 그래서 나는 하루가 아니라 주 단위로 평균을 냈고, 3편에 적은 주 2~3회 기준으로 일평균 200~405 μg RAE가 나왔다.

여기서 나는 안심했다. 그런데 이 계산에는 문제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평균이 저장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장된다는 성질은 주 평균을 정당화하는 근거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남는 양이 배출되지 않고 쌓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내가 센 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주연은 간이 아니었다

우리 집에는 매일 들어오는 비타민 A 공급원이 하나 더 있었다. 대구간유다.

생후 7~8개월부터 매일 줬다. 처음에는 4분의 1 티스푼, 돌이 지나면서 반 티스푼으로 올렸다.

아무 생각 없이 준 건 아니다. 오메가3와 비타민 D를 한 병에서 함께 챙길 수 있다는 게 고른 이유였다. 목적이 분명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내가 센 것은 목적한 영양소뿐이었다. 같은 병에서 함께 들어오는 것은 세지 않았다. 이름에 간이 들어가 있는데도 그랬다.

대구간유의 비타민 A는 프리폼드다. 간에 든 것과 같은 범주이고, 상한섭취량에 그대로 합산되는 쪽이다.

그제야 병을 뒤집어 라벨을 봤다.

Rosita Extra-Virgin Cod Liver Oil | 1 tsp (5 mL) 기준
비타민 A1,050 mcg
비타민 D10.9 mcg
DHA605 mg
EPA443 mg

표기값은 연간 평균이며 야생 대구 간의 편차 때문에 실제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라벨에 적혀 있었다. 3편에서 다룬 간의 개체 편차가 오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아래 계산은 이 평균값을 쓴 것이다.

영아기의 하루

상한섭취량 600은 6~11개월 기준이니 그 시기부터 세어봤다. 당시 오일은 4분의 1 티스푼이었다.

내가 센 두 가지그날 들어온 프리폼드 비타민 A
간을 안 준 날 (대부분의 날)약 262 μg — 오일만
소간 5g을 준 날 (주 2회)약 732 μg — 오일 + 간

처음에는 이걸 주 평균으로 내서 하루 396 μg이라고 적었다. 그러면 600 아래로 깔끔하게 들어온다.

그런데 그건 앞에서 내가 직접 쓴 말과 어긋난다. 상한섭취량은 하루 기준이라고 해놓고 정작 내 숫자는 평균으로 만들어 그 옆에 세운 것이다. 게다가 396을 먹은 날은 하루도 없다. 262인 날과 732인 날이 있을 뿐이다. 간을 준 날은 하루 상한섭취량을 넘긴다.

그리고 이 표에서 눈에 띄는 건 따로 있었다. 간을 안 준 날에도 이미 262가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간은 일주일에 두 번이지만 오일은 매일이다. 주간 총량으로 보면 오일이 약 1,830, 간이 약 940이다.

조절 레버도 그래서 달랐다. 간을 주 2회에서 1회로 줄이면 일주일에 470 μg이 줄지만, 오일을 4분의 1에서 8분의 1로 줄이면 900 μg 넘게 줄어든다.

나는 눈에 띄는 재료를 세고 있었고, 매일 들어오는 건 세지 않고 있었다.

돌 무렵에는 오일을 반 티스푼으로 올렸다. 아이가 컸으니 늘려도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도 계산은 하지 않았다. 반 티스푼이면 525 μg인데, 1~2세 상한섭취량도 6~11개월과 같은 600이다. 체중은 늘었는데 기준은 그대로인 구간이라, 오일 하나로 하루 상한의 대부분을 채우게 된 셈이다.

제조사 안내는 그보다 훨씬 작았다

이 계산을 하고 나서야 제조사 안내를 찾아봤다. 순서가 거꾸로였다.

공식 권장량은 성인이 1/2~1티스푼, 어린이와 민감한 사람이 1/8~1/4티스푼, 그리고 영아는 의사 승인 하에 하루 1~3방울이었다.

영아기에 준 4분의 1 티스푼은 ‘어린이’ 범위의 상한이다. 다만 그 시기 우리 아이는 어린이가 아니라 영아였고, 영아 안내는 방울 단위였다. 돌 이후의 반 티스푼은 어린이 범위를 넘어 성인 권장량의 하한과 같다.

나는 이 오일을 오메가3와 비타민 D 공급원으로 생각했지 보충제 용량 문제로 보지 않았다. 라벨의 영양성분표는 봤어도 급여 안내는 안 봤던 것이다. 그래서 이 편에 적는 숫자들은 권장량이 아니라, 제조사 안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어온 우리 집의 기록이다.

그런데 이것도 전부가 아니다

표의 두 값은 내가 센 두 가지일 뿐 하루 총량이 아니다. 계란 노른자를 거의 매일 줬고, 분유에는 비타민 A가 강화돼 있고, 버터와 유제품도 있었다. 라벨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즉 프리폼드 기준으로도 실제 총량은 위 두 값보다 많다. 얼마나 많은지 나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이 글을 쓰면서 두 번 놀랐다. 처음엔 간이 아니라 오일이 주범이라는 걸 알았을 때, 그다음엔 그 둘도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다.

계산으로 닫히지 않는 것

숫자를 뒤지다가 증례 하나를 만났다. 1987년에 보고된 형제 사례다.

두 살 남자아이가 만성 비타민 A 과잉증으로 진단됐고,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했다. 이후 남동생에게서도 비슷한 소견이 나타났다. 논문이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닭간 스프레드였다.

먹은 양은 한 번에 약 25g, 주 2~3회였다. 매일이 아니다.

문제는 농도였다. 논문이 브랜드별로 측정해보니 그램당 82에서 420 IU까지 다섯 배 넘게 차이가 났다. 높은 쪽이면 샌드위치 하나에 최대 10,500 IU가 들어간다.

여기서 3편이 떠올랐다. 소간의 비타민 A가 개체에 따라 여섯 배까지 차이 난다고 썼는데, 가공품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같은 이름의 같은 양을 먹어도 실제로 들어오는 양은 다섯 배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 먹은 것도 아니었다. 두 아이 모두 어릴 때 비타민 A가 든 종합비타민을 먹었다. 사망한 형은 생후 9개월까지 간헐적으로 2,500 IU가 든 종합비타민을, 두 살 때는 450 IU가 든 종합비타민을 열흘 코스로 먹었다. 450 IU는 그 멀티비타민에 포함된 비타민 A 함량이고, 논문은 이것이 1일 용량인지 열흘 총량인지 밝히지 않는다. 동생은 생후 몇 달간 매일 2,500 IU 제품을 먹었다. 우유에도 비타민 A가 강화돼 있었다.

논문은 이것들을 합쳐 하루 총 섭취량을 최대 약 15,000 IU로 추정했다. 약 4,500 μg RAE, 영아 상한섭취량의 일곱 배쯤 된다. 우리 아이가 간을 먹은 날의 여섯 배다.

읽다가 나는 좀 멈췄다. 매일 들어오는 보충제와 주 몇 회의 간. 우리 집과 같은 구조다. 양은 우리 쪽이 훨씬 적지만, 두 경로로 들어온다는 점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 논문의 요점은 따로 있다.

같은 식단을 먹은 여동생은 건강했다.

논문은 그 집 식단이 부모의 것과도 다르지 않았다고 적었다. 같은 상에서 같은 것을 먹었는데 남매 사이에서 결과가 갈렸다는 것. 논문 제목의 “variable tolerance”는 이 뜻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는 이 사례를 “양은 평범했는데 유전 때문에 아팠다”로 정리할 뻔했다. 그건 틀린 요약이다. 하루 15,000 IU는 평범한 양이 아니다.

그렇다고 양만으로 설명되지도 않는다. 1980년에 보고된 다른 사례에서는 아이에게 닭간을 하루 120g씩 먹였다. 이 형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양을 훨씬 드물게 먹었는데 결과는 더 나빴다.

그러니까 노출도 높았고, 그 위에 개인차가 얹혔다. 둘 중 하나만 있었다면 이 증례는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만 개인차 쪽이 더 오래 남는다. 살아남은 동생은 진단 후 비타민 A를 극도로 제한한 식이로 바꿨다. 처음엔 수치가 떨어졌다. 그런데 석 달 뒤 아이가 전신마취로 작은 수술을 받았고, 사흘 만에 증상이 재발했다. 이후 2~3개월마다 같은 일이 반복됐고, 식이를 엄격히 지켰는데도 3년 동안 혈중 수치가 높게 유지됐다.

먹는 것을 끊어도 이미 몸에 들어온 것은 남았다. 연구진이 간 조직을 떼어 효소를 재고, 저장된 비타민 A를 끌어내는 약물을 정맥으로 넣어본 것도 그래서다.

나는 이 증례를 안심하려고 찾았다가 반대의 것을 얻었다.

앞서 불확실계수 10이 개인차를 감당하는 값이라고 썼다. 이 증례가 그 개인차의 실물이다. 섭취량 계산은 인구 평균에 대한 이야기이고, 내 아이의 내성은 그 계산 바깥에 있다.

그럼 무엇을 얻고 있었나

여기까지 쓰고 나면 “그래서 왜 굳이”라는 질문이 남는다. 숫자를 뒤지다가 얻는 쪽도 보였기 때문이다.

소간 5g, 생것 기준, 6~11개월 섭취기준 대비다.

영양소한 스푼기준 대비
비타민 B12약 3.0 μg충분섭취량의 6배
구리약 490 μg약 150%
리보플라빈약 0.14 mg약 35%
엽산약 15 μg약 16%
콜린약 17 mg약 11%
약 0.25 mg약 4%

마지막 줄에서 나는 3편을 고쳐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 3편에서 간을 고른 이유로 “단위 중량당 철분이 가장 많은 재료”를 들었는데, 실제 급여량인 한 스푼으로는 권장량의 4%다. 이 정도면 간을 철의 주공급원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편은 따로 수정하겠다.

간의 강점은 철이 아니었다. B12와 구리와 리보플라빈을 한 스푼에 몰아 담는 밀도였다. 그리고 이게 오히려 조합의 논리를 설명해준다. 구리는 세룰로플라스민의 성분이고, 세룰로플라스민은 저장된 철을 꺼내 쓰는 데 필요하다. 구리가 부족하면 그 자체로 빈혈이 온다. B12는 적혈구 생성에 직접 관여한다.

적색육이 철을 넣고, 간이 그 철을 쓰게 하는 부품을 넣는다.

표에 있는 콜린은 2025년에 처음 섭취기준이 제정된 영양소다. 6~11개월 충분섭취량 150mg/일. 아세틸콜린과 세포막 인지질의 재료이고, 최상위 급원은 간과 계란 노른자다. 의도한 건 아니었고, 동물성 식품을 늘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챙긴 셈이다.

오일 쪽도 마찬가지다.

영양소4분의 1 티스푼 (영아기)반 티스푼 (돌 이후)
DHA약 151 mg약 303 mg
EPA약 111 mg약 222 mg
비타민 D약 2.7 μg약 5.5 μg

영아기 DHA 충분섭취량이 150mg이니 4분의 1 티스푼이 거의 그 선이었다. 반면 비타민 D는 충분섭취량이 5μg이라 그 시기엔 오일만으로 절반쯤이었다.

여기에 못 푼 문제가 있다. 대구간유는 A와 D가 한 병에 들어 있어서, A가 걱정돼 줄이면 D도 함께 줄어든다. 한쪽을 맞추면 다른 쪽이 어긋나는 구조다. 이건 계산으로 풀 문제가 아니라 진료실에서 물어볼 문제였다.

남은 걱정 두 가지

“간은 해독기관인데.”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다. 절반은 오해고 절반은 사실이다. 간의 해독은 저장이 아니라 대사다. 지용성 독성물질을 수용성으로 바꿔 내보내는 화학 공정이지 창고에 쌓아두는 일이 아니다.

다만 중금속은 다르다. 특히 카드뮴은 간과 신장에 실제로 축적되고, 축적량은 사료와 토양, 도축 시점의 동물 나이에 영향을 받는다. EU가 식품군별 카드뮴 최대허용치를 따로 정해두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니까 이 걱정은 “간이라서 위험하다”가 아니라 “어떤 간이냐”에 가깝다.

다만 여기서 내가 대지 못하는 게 있다. 3편에서 목초 사육 간을 찾아다녔다고 썼는데, 목초 사육 간의 카드뮴이 더 적다는 근거를 나는 갖고 있지 않다. 사료와 토양이 다르니 다를 거라고 짐작했을 뿐이고, 방향이 반대일 가능성도 있다.

구리. 간에 구리가 많은 건 사실이다. 다만 영아기 구리 과잉 보고는 대부분 윌슨병 같은 대사 이상이거나 오염된 식수가 원인이었고, 통상적인 식품 섭취에서 온 사례가 아니었다.

4편에서 닫지 못한 서랍

4편을 쓰면서 두 가지를 닫지 못했다고 적었고, 6편에서 다루겠다고 했다. 둘 다 아직 안 닫혔다.

어떤 지방이냐. 4편의 주장은 “지방의 절대량이 필요하다”였고, 포화지방이냐 다불포화지방이냐에는 답하지 않았다. 찾아보니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 연구가 있었다. 핀란드의 STRIP 연구다. 생후 7개월 영아 1,062명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에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 상담을 반복했고, 5세 시점 신경발달에 두 군의 차이가 없었다.

내 입장에서 불리한 결과다. 다만 겨냥점이 다르다. STRIP의 개입 목표는 총지방 30~35%를 유지하면서 지방산 조성을 바꾸는 것이었다. 총지방을 줄인 연구가 아니다. 그러니 “지방 총량이 중요하다”는 4편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금 내 입장은 이렇다. 총량에 대해서는 근거가 있다고 보고, 종류에 대해서는 모른다.

모든 아기에게 같은 답은 없다. 미국소아과학회는 2008년 지침에서, 12~24개월 아이 중 과체중 위험이나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으면 저지방 우유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4편에서 이 조항을 보고 나는 좀 불편했다. 내가 쓴 글의 방향과 반대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걸 반박이 아니라 범위 제한으로 본다. 나는 만삭으로 태어난, 정상 체중의, 가족력 없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 시리즈를 썼다. 미숙아나 저체중아, 대사 질환 가족력이 있는 아이에게 같은 이야기가 통한다고 말할 수 없다. 시리즈 내내 확신 있게 썼지만, 확신의 범위는 여기까지다.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다

그러면 계산으로 안 되는 부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가장 흔한 답은 소아과다. 맞는 말이다. 다만 진료실에서 어떤 답이 돌아올지는 대체로 예상이 된다. 처음 듣는 노르웨이산 보충제 이름이 나오면 “그건 안 드셔도 됩니다” 쪽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성의 없는 답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유가 둘이다.

하나는 영역이 다르다는 것이다. 의사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훈련을 받는다. 보충제 용량 조정은 그 훈련의 중심이 아니다.

다른 하나가 더 근본적이다. 답할 근거 자체가 없다. 이 제품을 이 용량으로 매일 먹는 한국 영아의 비타민 A 상태를 조사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답하든 일반 원칙에서 유추한 답일 수밖에 없다.

내가 믿던 근거를 따라가 봤다

이쯤에서 내 쪽 자료도 확인해야 했다.

나는 원래 “비타민 A는 K·D와 함께 들어오면 균형이 잡혀서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올라가 보니 웨스턴 A. 프라이스 재단이었다.

그쪽 권고는 3개월에서 12세 아동에게 하루 비타민 A 5,000 IU 상당의 대구간유다. 환산하면 약 1,500 μg RAE, 한국 영아 상한섭취량의 두 배 반이다. 근거는 넷이다. 자연 식품과 합성 비타민 A는 다르다는 것, A와 D가 함께 작용해 서로의 독성을 완화한다는 것, 독성 역치를 하루 10만 IU로 본다는 것, 전통 사회 섭취량이 하루 5만 IU였을 거라는 추정.

따라가 보니 근거의 두께가 고르지 않았다.

A와 D가 핵수용체를 공유해 길항한다는 것은 확립된 생화학이다. 다만 “D가 A의 독성을 막아준다”는 방향의 인체 근거는 약하고, 자주 인용되는 원논문은 가설을 다루는 학술지에 실린 글이다. 10만 IU라는 역치는 그 재단의 자체 정리이지 기준 제정 기구가 채택한 값이 아니다. 전통 사회 5만 IU는 1930년대 관찰에 기반한 추정치다. 그리고 그 재단은 옹호 단체이지 기준을 만드는 기구가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근거라고 여겼던 것도 근거가 아니라 판단이었다.

답이 150배 차이 난다

여기까지 오니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이렇게 늘어섰다.

하루 비타민 A
제조사의 영아 안내 (1~3방울)약 10~30 μg RAE
우리 집 영아기 (4분의 1 티스푼)262 μg RAE
한국 영아 상한섭취량600 μg RAE
우리 집 돌 이후 (반 티스푼)525 μg RAE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 아동 권고약 1,500 μg RAE

맨 위와 맨 아래가 150배 차이다. 같은 제품, 비슷한 연령대, 같은 영양소에 대한 답이다.

이 격차가 알려주는 게 있다. 어느 쪽도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시험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쪽에 탄탄한 데이터가 있었다면 이런 간격이 생기지 않는다. 한쪽은 불확실하니 나누고, 다른 쪽은 전통 추정치를 곱한다. 방향만 반대일 뿐 둘 다 판단이다.

그리고 자료가 없다는 사실은 양쪽에 똑같이 작용한다.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러니 괜찮을 것”의 근거도 아니고 “그러니 위험할 것”의 근거도 아니다. 나는 이걸 내 쪽 유리하게 읽고 싶은 유혹을 계속 느꼈다.

그래도 우리 집은 계속 먹인다

여기까지 쓰고 나면 물러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내린 결론은 그 반대였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아래에 적는다.

이 편에서 확인한 게 하나 있다. 간을 빼는 것 역시 데이터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배제를 안전한 쪽으로 여긴다. 안 먹이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착시다. 비타민 A 과잉에는 진단명이 있고 증례 보고가 있고 상한섭취량이 있다. 반면 간을 먹이지 않아 B12가, 구리가, 콜린이 모자랐던 아이에게는 그런 게 없다. 한쪽 손실만 이름이 붙어 있고 다른 쪽은 이름이 없다. 한쪽이 더 안전한 게 아니라 한쪽만 측정되고 있는 것이다.

근거의 두께도 같지 않다. 비타민 A 결핍 쪽에는 대규모 무작위 시험이 있다. 코크란 검토에 포함된 시험만 40건이 넘고, 결핍이 흔한 지역에서 보충했을 때 전체 사망 위험이 12~24% 낮아졌다. 세계보건기구는 5세 미만 어린이 1억 9천만 명이 결핍 상태라고 본다. 반면 과잉 쪽에는 수십 년에 걸친 증례 보고 몇 건이 있고, 그마저 앞서 본 형제 사례처럼 보충제가 함께 있었던 경우가 많다.

이 대비를 오해하지는 않으려 한다. 사망률을 낮춘 시험들은 결핍이 흔한 지역에서 이뤄졌고 한국은 그런 환경이 아니다. 그 숫자를 우리 집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 다만 이건 말할 수 있다. 결핍이 아이를 해친다는 것은 대규모로 확인된 사실이고, 식품만으로 과잉이 생긴 사례는 드물게 보고된다.

영국이 한 실험

대구간유는 원래 북방 어촌의 음식이었다. 1782년 영국의 한 의사가 이 기름을 약으로 소개하면서, 같은 기름이 라플란드인과 북방 민족들의 식사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적어두었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이것이 국가 프로그램이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었을 때. 1942년 봄, 영국은 전시 영양 실태를 조사하면서 노동계급 임신부 120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60% 넘게 철과 비타민 A가 결핍이었다. 이 결과가 보고되자 그해 말 보충 정책이 시행됐고, 임신부에게 과일과 유제품 추가 배급과 함께 대구간유가 지급됐다. 15개월 뒤 임신부 253명을 다시 조사했더니 비타민 A가 정상 범위 아래인 비율이 63%에서 38%로 떨어졌다. 배급제와 공습 속에서 한 일이다.

거뒀을 때. 1990년대에 영국은 이 정책을 뒤집었다. 레티놀의 기형유발 위험이 알려지면서 대구간유를 산전 클리닉에서 뺐다.

그런데 비타민 D를 대신 채워주지 않았다.

이후 영국 임신부의 비타민 D 결핍이 흔해졌고, 신생아와 소아 구루병이 다시 나타났으며, 진단되지 않은 결핍으로 인한 사망까지 보고됐다.

비타민 A를 피하려다 비타민 D를 잃은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잃은 쪽에도 이름이 붙었다. 구루병이라는 진단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하게 읽지는 않으려 한다. 영국의 구루병 재출현에는 자외선 차단, 피부색, 완전모유수유 같은 다른 요인도 함께 지목되고, 대구간유 퇴출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다만 이 이야기가 보여주는 구조는 분명하다. 농축된 식품을 뺄 때는 그 안에 들어 있던 다른 것들도 함께 빠진다. 그리고 그 손실은 뺄 때가 아니라 한참 뒤에 드러난다.

옛사람들은 세고 있었다

이 비대칭 자체가 최근에 생겼다.

도구로 동물을 해체한 흔적은 26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경은 1만 년 전이고, 철을 강화한 곡물 이유식은 100년이 채 안 됐다. 그 이전 내내 아이가 처음 먹은 것은 어른이 먹던 것이었고, 거기엔 살코기만 있지 않았다. 하드자 사냥꾼들은 큰 사냥감을 잡으면 콩팥과 심장과 간을 현장에서 먼저 먹고 나머지를 마을로 가져간다.

그렇다고 “오래 해왔으니 안전하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골밀도나 발달의 미묘한 차이는 선사시대 사람들에게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옛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먹은 것도 아니다.

북극권 사람들은 북극곰과 바다표범의 간을 먹지 않았다.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했고 금기의 형태로 전해졌다. 버린 것도 아니었다. 개에게 먹였다. 그 금기가 옳았다는 건 한참 뒤에 확인됐다. 1939년 그린란드에서 채집한 북극곰 간에 1g당 약 18,000 IU의 비타민 A가 들어 있었다. 우리가 먹인 소간이 1g당 300 IU 남짓이니 수십 배 농도다.

그러니까 오래된 식생활이 담고 있던 지식은 “내장육은 안전하다”가 아니었다. 어떤 것을 얼마나 먹느냐였다. 내가 이 편에서 계산기로 겨우 도달한 자리에 이미 선례가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

이 편에서 내 짐작은 세 번 틀렸다. 주범이 간인 줄 알았는데 오일이었고, 그 둘도 전부가 아니었고, 내가 근거라고 믿었던 것도 알고 보니 판단이었다.

그래도 결론이 바뀌지 않은 이유는 이렇다.

위험은 실재한다. 상한섭취량은 있어야 하고, 증례 보고는 무시할 게 아니고, 개인차는 계산 밖에 있다. 이 편의 절반이 그 이야기였다.

그런데 결핍이 더 큰 쪽이다. 결핍이 아이를 해친다는 것은 대규모로 확인됐고, 결핍의 손실은 진단명이 없어서 아무도 세지 않는다.

그래서 배제가 아니라 기준선을 택했다. 근거가 얇을 때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안 먹이거나, 선을 정하고 그 안에서 먹이거나. 나는 뒤를 골랐고, 그 선은 내 입맛에 맞는 쪽이 아니라 더 보수적인 쪽으로 잡았다.

우리 집은 그때 이렇게 했다

아래 표는 권장안이나 용량표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 실제로 이렇게 했다는 과거 기록이다.

그대로 따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이 숫자들은 우리가 쓴 제품의 농도, 우리 아이의 체중, 모유와 분유의 비중, 함께 준 다른 식품을 전제로 한 값이다. 하나만 달라져도 결과가 달라진다. 대구간유는 제품마다 비타민 A 농도가 몇 배씩 차이 나고, 같은 제품도 로트에 따라 다르다.

특히 대구간유의 4분의 1~반 티스푼은 제조사가 영아에게 안내하는 양(의사 승인 하 하루 1~3방울)을 넘는 값이다. 확인하지 않은 채 이어온 기록일 뿐, 적정량으로 제시하는 숫자가 아니다.

영아에게 보충제를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꾸는 결정은 아이를 직접 보는 소아 진료진과 상의해서 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본 형제 증례처럼, 같은 것을 먹어도 아이마다 견디는 정도가 다르다.

항목우리 집
시작 시기이유식 시작과 함께
간 빈도 (대구간유 전)주 2~3회
간 빈도 (대구간유 시작 후)주 1~2회
간 1회 양이유식 스푼 1~2스푼
대구간유 (7~8개월~돌)매일 4분의 1 티스푼
대구간유 (돌 이후)매일 반 티스푼
종류소간·닭간을 번갈아
고른 기준목초 사육 우선, 어려우면 산지를 아는 곳
합산 대상간만 세지 않고 대구간유·계란 노른자까지
기준선한국 상한섭취량 600 μg RAE
조정 방식배제가 아니라 비중이 큰 쪽부터 줄인다

기준선을 600으로 잡은 이유를 적어둔다. 그 숫자가 더 정확해서가 아니다. 앞에서 봤듯 그것도 증례 몇 건을 10으로 나눈 값이다. 다만 답이 150배로 벌어져 있고 어느 쪽도 영아 시험 자료가 없을 때, 부모가 할 일은 높은 쪽이 아니라 낮은 쪽을 기준선으로 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핍을 피하려고 먹이는 것이지 최대치를 채우려고 먹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3편에서 나는 “걱정되면 횟수를 줄이면 된다”고 썼다. 그때는 그게 태도의 문제였다. 지금은 어느 쪽 횟수를 줄여야 하는지 계산할 수 있다.

두 아이 모두 지금까지 이상 반응은 없었다. 다만 이건 증거가 아니다. 두 사례는 통계가 아니고, 만성 비타민 A 과잉은 몇 달 만에 나타나기도 하고 훨씬 뒤에 드러나기도 한다.

곰솥에 간 냄새가 퍼지던 그날, 나는 이 계산을 하나도 못 했다. 지금은 계산기가 생겼고, 계산기로도 안 되는 게 뭔지도 알게 됐다. 그리고 그걸 알고도 같은 선택을 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질문받은 이야기를 하려 한다. 돌 전에 쌀을 미룬 이유다.


5편: 이가 없어도 아기는 씹는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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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기 인류의 석기 해체 흔적 연대는 에티오피아 고나·부리 유적의 약 260만 년 전 자료를 따름
  • Commission Regulation (EU) 2023/915
  • Rosita Extra-Virgin Cod Liver Oil 제품 라벨 (1 tsp = 5 mL 기준, 2026년 8월 확인) 및 제조사 공식 급여 안내 (rosita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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