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아기가 필요한 철분이 스무 배로 뛴다 | 고기와 지방 이유식 3편

이 글은 「고기와 지방 이유식」 시리즈 8편 중 3편입니다. → 전체 목차 보기

지난 글에서 쌀미음이 어떻게 이유식의 기본값이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럼 뭐가 먼저여야 하냐는 질문이 남죠.

첫 번째 답은 철분입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혼자 우기는 얘기가 아니에요. 이 시리즈에서 주류 권고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오히려 여기입니다.

사실 이유식 단계표에도 고기는 있어요

먼저 인정하고 갈 게 있습니다. 한국 이유식이 고기를 배제하는 건 아니에요. 초기 단계표에도 소고기는 이르게 등장하고, 소고기미음은 아주 표준적인 첫 이유식입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고기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양이죠.

1편에서 시판 이유식 라벨을 확인했던 얘기를 했었죠. “소고기크림진밥”이라는 이름을 보고 어른 소고기덮밥 비슷한 걸 상상했는데 뚜껑을 여니 흰죽에 가까웠던, 그리고 원재료 함량에서 쌀이 70%를 넘었던 그 경험이요.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으니 기준을 하나 드릴게요. 서울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소고기 40g이 대략 달걀 한 개 크기입니다. 아이가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분량은 60g 정도로 잡고요.

죽에 섞인 몇 그램과는 다른 얘기죠.

그때는 그냥 생각보다 고기가 적네, 하고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철분 숫자를 보고 나서야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어요.

6개월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만삭으로, 정상 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6개월치쯤 되는 철분을 몸에 저장한 채로 나옵니다. 엄마 배 속에서 채워 나온 거예요. 그래서 첫 6개월은 모유만으로도 버팁니다.

문제는 그 저장분이 떨어질 무렵입니다.

모유의 철분 함량은 아주 낮아요. 100mL당 35~40마이크로그램 수준입니다. 흡수는 잘 되는데 절대량이 적습니다. 모유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 시기는 저장 철분으로 버티도록 설계돼 있으니까요.

게다가 아기는 철분 흡수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합니다. 신생아의 장은 아직 미성숙해서 생후 6~9개월은 돼야 조절이 가능해져요.

저장분은 바닥나는데 몸은 아직 철분 관리에 서툰 시기. 그게 6개월 무렵입니다.

그래서 필요량이 스무 배로 뜁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숫자를 보면 이 전환이 얼마나 급한지 한눈에 보입니다.

시기철분 기준
0~5개월0.3 mg (충분섭취량)
6~11개월6 mg (권장섭취량)
1~5세6 mg
6개월, 철분 필요량이 스무 배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0.3 mg 0~5개월 충분섭취량 6 mg 6~11개월 권장섭취량 ×20 1~5세 유아의 권장섭취량도 6mg. 체중은 세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0.3에서 6으로 스무 배입니다. 그것도 어느 날 갑자기요.

그리고 6~11개월 아기가 1~5세 유아와 같은 6mg이에요. 체중은 세 배 넘게 차이가 나는데 말이죠. 단위 체중당으로 따지면 이 시기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유식이 시작되는 시점은 슬슬 다른 맛도 보여주는 시기가 아닙니다. 영양학적으로 가장 빡빡한 구간의 시작이에요.

그런데 왜 이게 그렇게 급한가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온다. 저도 그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영아기의 철분은 조금 다른 문제더라고요.

철분은 뇌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관여합니다. 철분이 모자란 뇌는 한창 자라는 시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해요. 여러 문헌이 철분 결핍과 신경 발달을 함께 언급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타이밍이 겹칩니다.

생후 첫 6개월 동안 아기 뇌의 철분 농도는 오히려 감소합니다. 모유의 철분은 흡수는 잘 되지만 양이 적고, 장은 아직 흡수를 조절하지 못하니까요. 뇌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구간과 뇌의 철분이 가장 얇아지는 구간이 정확히 포개져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6개월이 되면 필요량이 스무 배로 뜁니다.

이 대목에서 마음을 정했습니다. 다른 영양소라면 좀 늦어도 나중에 채우면 되지 싶은데, 이건 나중에 보충하면 되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럼 그 6mg을 뭘로 채우느냐가 남습니다.

철분이라고 다 같은 철분이 아닙니다

쌀죽에도 철분은 들어 있습니다. 강화 시리얼이면 더 들어 있고요.

문제는 그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이 같은 그릇 안에 들어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보려면 철분이 두 종류라는 걸 알아야 해요.

헴철은 고기, 생선, 간에 들어 있습니다. 흡수율이 15~35% 정도고, 위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별도 경로로 흡수돼서 같이 먹는 음식에 거의 방해받지 않아요.

비헴철은 곡물, 채소, 강화식품에 들어 있습니다. 흡수율이 2~20%로 폭이 넓은데, 무엇보다 주변 음식에 크게 좌우됩니다. 곡물과 콩류에 흔한 피틴산과 폴리페놀이 흡수를 강하게 막거든요. 비타민 C가 있으면 반대로 올라가고요.

같은 철분이 아닙니다 실제 흡수되는 비율 0 20% 40% 헴철 고기 · 생선 · 간 15 ~ 35% 비헴철 곡물 · 채소 · 강화식품 2 ~ 20% 헴철은 별도 경로로 흡수돼 같이 먹는 음식에 거의 방해받지 않습니다. 비헴철은 곡물의 피틴산이 흡수를 막습니다. 쌀죽에서는 철분과 방해물이 한 몸입니다.

쌀죽의 철분은 비헴철입니다. 흡수율이 애초에 낮은데, 그걸 막는 피틴산이 같은 곡물에서 나와요. 철분과 방해물이 한 몸인 셈입니다.

라벨의 철분 함량과 아기 몸에 실제로 들어가는 철분은 다른 숫자라는 뜻이죠.

강화하면 되지 않나요

이 지점에서 보통 나오는 답이 철분 강화 시리얼입니다. 실제로 많이들 그렇게 하고요.

그런데 WHO는 2023년 지침에서 이 점을 짚었습니다. 보완식을 일찍 시작하는 것으로는, 그것이 철분 강화 식품이라 하더라도 고위험군의 철결핍빈혈을 충분히 막지 못한다고요.

강화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닙니다.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죠.

WHO가 실제로 뭐라고 했느냐

여기서부터가 제가 이 글을 쓰기로 한 이유입니다.

저는 이유식을 고기 중심으로 하면서도 계속 반신반의했어요. 남들 안 가는 길이라는 부담이 컸거든요. 그러다 WHO 2023년 보완식 지침을 실제로 읽어봤는데, 좀 허탈했습니다.

권고 4번이 이렇습니다.

생후 6~23개월 영유아는 다양한 식단을 섭취해야 하며, 고기·생선·달걀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을 매일 섭취해야 한다. (강한 권고)

그 아래 부연 설명은 더 직접적이에요.

동물성 식품, 과일과 채소, 견과·콩류·씨앗류가 곡물류보다 전반적으로 영양 밀도가 높으므로 열량 섭취의 핵심 구성이 되어야 한다.

전분질 주식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전분질 주식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WHO 지침에 그대로 적혀 있는 문장입니다.

이유도 밝혀뒀어요. 전분질 주식은 보완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동물성 식품과 같은 질의 단백질을 주지 못하고 철분, 아연, 비타민 B12 같은 핵심 영양소의 좋은 공급원이 아니라고요.

그래서 좀 이상해집니다

  • 6개월에 철분 필요량이 스무 배로 뛴다
  • 그 시기는 뇌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구간과 겹친다
  • 그 철분은 고기의 헴철에서 와야 흡수가 된다
  • 곡물의 비헴철은 흡수율이 낮고, 같은 곡물의 피틴산이 그마저 막는다
  • WHO는 동물성 식품을 매일 먹이고 전분질 주식은 최소화하라고 권고한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하는 건 쌀미음부터 시작해서 소고기를 그 죽에 조금 섞는 방식입니다.

2편에서 살펴본 그 구조 그대로예요. 쌀이 주인공이고 고기가 고명인 구조.

이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1편에서도 썼듯이 저 역시 아무 의심 없이 그 단계표를 따르려던 사람이었으니까요. 다만 권고와 관행 사이에 이 정도 간격이 있다는 걸 알고 나면 최소한 선택은 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의 위는 작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실제로 어떻게 했는지 얘기인데, 전제 하나를 깔고 가야겠어요.

아기의 위는 작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이유식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제약이에요. 하루에 넣을 수 있는 총량 자체가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러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 작은 용량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WHO가 영양 밀도 높은 식품을 열량의 핵심으로 삼으라고 한 이유도, 전분질 주식을 최소화하라고 한 이유도 결국 이거라고 봅니다. 자리가 한정돼 있다는 것.

죽 한 그릇을 다 비워도 못 채우는 게 있고, 몇 스푼으로 채워지는 게 있어요.

우리 집은 어떻게 했나

첫째의 첫 이유식은 소간 퓨레였습니다. 쌀미음이 아니라요.

간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어요. 단위 중량당 철분이 가장 많은 재료였거든요.

다만 이 문장은 나중에 고쳐 적어야 했습니다. 6편에서 실제 급여량으로 다시 계산해보니, 간 한 스푼이 채우는 철분은 권장량의 4% 남짓이더라고요. 밀도가 높은 건 맞지만 이 정도면 간을 철분의 주공급원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간의 진짜 강점은 B12와 구리와 리보플라빈을 한 스푼에 몰아 담는 밀도였어요. 자세한 계산은 6편에 정리해뒀습니다.

그런데 알아볼수록 철분만이 아니더라고요. 비타민 A에 B12, 엽산, 구리까지. 이 시기에 필요한 영양소의 상당수가 한 재료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이걸 한 번에 채울 수 있는 다른 식품이 사실상 없어요.

WHO가 정의한 영유아 핵심 식품군 여덟 가지 중 두 번째 항목이 육류 식품인데, 그 안에 고기·생선·가금류와 함께 간과 내장육이 명시돼 있습니다. 곁다리로 붙은 게 아니라 항목 안에 이름이 적혀 있어요.

저는 이 시기에 간만큼은 빼놓으면 안 되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신성하다고까지 여기는 편이에요.

첫째 때는 목초 소간을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파는 데를 못 찾아서 결국 동네에 자주 가던 정육점 사장님한테 넌지시 물어봤어요. 주문하면 된다고, 육천 원이라고 하시더군요.

받아 들었을 때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검은 봉지째 들고 와서 부엌에서 열었는데 피 냄새가 코끝에 살짝 맺혔어요. 덩어리가 크고 묵직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왔습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큰 곰솥에 넣고 삶았어요.

집 안에 간 냄새가 가득 찼습니다.

아내는 생전 처음 맡아보는 냄새라고 했어요. 불쾌하진 않은데 매일 맡고 싶지는 않은, 그런 냄새였습니다.

덩어리째 넣었더니 속까지 잘 안 익어서 중간에 꺼내 잘라 다시 삶았고요. 다 익히고 나서 제가 먼저 맛을 봤습니다. 쇠맛이 많이 났어요.

이걸 애가 먹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양파를 같이 볶았어요. 단맛을 좀 주려고요. 버터도 넣었습니다. 부드러운 맛으로 덮어야 먹을 것 같았거든요. 어떻게든 이 맛을 감춰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소간 퓨레를 한 스푼 떠서 줬어요. 처음 먹어보는 맛이니 표정이 찡그려지더군요. 그날 먹은 게 세 스푼쯤 됐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이건 그 자체로 줄 음식이 아니라는 걸.

이후로는 다른 고기류나 단맛이 있는 호박, 당근에 섞어서 줬습니다. 간은 맛이 워낙 강해서 많이 줄 수도 없고, 아기가 많이 먹지도 않아요. 말 그대로 한 스푼 두 스푼씩 가미하는, 영양이 농축된 엑기스 같은 재료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계속 주니까 적응하더라고요. 첫째도 둘째도요. 다만 아이가 맛있는 걸 하나씩 알아갈수록 맛을 더 꽁꽁 숨겨야 했습니다.

소간이 부담스러우면 닭간이라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저는 닭간을 양파와 함께 볶아 파테처럼 만들어뒀다가 다른 이유식에 한 스푼씩 섞어서 줬어요. 맛이 훨씬 부드럽고 소분해두기도 편합니다.

둘째 때는 좀 수월했습니다. 목초 소간을 삶아서 냉동한 제품이 나와 있더라고요. 가격도 합리적이었고요. 사실 가격만 따지면 정육점에서 원물을 받아다 직접 삶는 게 낫습니다. 다만 목초 소간을 구할 수 있는 데가 거의 없어서요.

요즘은 그 제품을 냉동실에 쟁여놓고 씁니다. 퓨레로 만들어 이유식에 한두 스푼씩 넣거나, 식품건조기로 말려서 간칩을 만들어 간식으로 주고요.

첫째 때와 달라진 건 사실 재료가 아니었어요. 마음이었습니다. 첫째 때는 정육점에서 그 검은 봉지를 받아 들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는데, 둘째 때는 그냥 장 보듯이 샀거든요.

“간을요? 아기한테?”

이 얘기를 하면 놀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반응이 이해가 갔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놀라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미 간을 먹고 있거든요.

순대 한 접시 시키면 간이 같이 나옵니다. 소금 찍어서 아무렇지 않게 먹죠. 순대국에도 들어가고, 내장탕이나 곱창까지 가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국 음식에서 내장육은 변두리가 아니라 꽤 중심에 있어요.

다만 그걸 내장육을 먹고 있다고 인지하지 않을 뿐입니다. 순대 옆의 간은 그냥 순대 옆의 간이지, 돼지의 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먹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낯선 건 재료가 아니라 아기에게, 라는 부분이죠.

기생충은요

이 질문도 자주 나옵니다.

간을 생으로 주는 게 아닙니다. 저는 푹 삶거나 볶아서 퓨레로 만들어 줬어요. 충분히 익힌 간에서 기생충을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생간을 주는 거라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되겠죠. 그건 아무도 권하지 않는 방식이고 저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게 유별난 방식일까

간을 첫 이유식으로 주는 게 우리 집만의 별난 선택인가 싶어 찾아봤습니다. 기록이 있더라고요.

알래스카의 유픽과 이누피아트 사람들의 전통적인 영아 급식을 기록한 자료를 보면, 아기가 목을 가눌 수 있게 되자마자 어머니가 입으로 씹은 생선 간을 아기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고 합니다. 주로 빙어나 대구 종류의 간이었어요. 생선 간을 삶아 표면에 뜨는 기름을 걷어 먹이는 방식도 함께 기록돼 있고요.

페루 안데스의 케추아 공동체를 조사한 최근 연구에도 간이 나옵니다. 어머니들이 꼽은,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이유식 네 가지 중 하나가 간이었어요. 감자, 마사모라, 계란과 함께요.

그런데 이 연구에는 더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어머니들에게 실제로 아이에게 준 첫 음식과 이상적인 이유식을 따로 물었더니 두 목록이 갈렸어요. 이상적이라고 꼽은 음식은 동물성이면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것들이었는데, 실제로 준 음식은 식물성 탄수화물 위주였습니다.

어디서 본 구조죠. 좋은 걸 몰라서가 아니라 아는 것과 하는 것이 갈리는 구조.

하나 더 덧붙이면, 농경 이전에는 아기에게 줄 만한 음식이 마땅치 않아 이유가 늦었을 거라는 통념이 있었는데 민족지 자료는 이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렵채집 사회가 농경 사회보다 보완식을 더 일찍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물론 그러니 모두 간을 먹여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문화권마다 첫 이유식은 제각각이고 아시아권의 쌀죽 전통도 그중 하나예요. 다만 곡물죽이 유일하게 자연스러운 출발점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분량은 조금 신경 썼습니다

간은 비타민 A 밀도가 아주 높은 재료입니다. 많이 먹이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어요. 앞서 말한 효율성의 뒷면이기도 하죠.

저는 1회 분량을 퓨레 한 큰술 정도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남기면 그냥 뒀어요. 실제로 초반에는 다 먹는 날보다 남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어떤 날은 몇 스푼만 먹고 고개를 돌리기도 했고요.

혹시 비타민 A가 걱정되신다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횟수를 줄이면 돼요. 아예 빼는 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간의 비타민 A 함량은 개체 편차가 아주 큽니다. 소 간을 분석한 연구에서 100g당 1.1~6.7mg까지 여섯 배 차이가 났어요. 큰 원인 중 하나가 사료인데, 비타민이 보강된 배합사료를 먹은 동물의 간이 훨씬 높게 나옵니다. 목초 사육 간을 찾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리고 의외의 사실 하나. 닭간이 소간보다 순한 건 맛이지 비타민 A가 아닙니다. 같은 연구에서 닭 간은 100g당 1.6~16.6mg으로 오히려 상한이 더 높게 나왔어요.

그래도 기준이 되는 숫자가 있으면 좋겠다 싶으실 것 같아요.

영아 영양 자료에서 실무적으로 쓰이는 값이 있습니다. 소간은 주 20g, 닭간은 주 30g 정도예요. 소간 20g이면 퓨레로 한 큰술쯤 됩니다.

다만 이 값도 보수적으로 잡은 참고치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간의 비타민 A는 개체와 사료에 따라 몇 배씩 차이가 나고, 국가별 영양 데이터베이스 사이에서도 닭간 수치가 세 배 가까이 벌어지거든요. 하나의 숫자로 못 박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1편에서 상한섭취량과 함께 적겠다고 했는데, 이 글을 쓸 당시에는 영아 기준으로 확정된 공식 수치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위 값을 참고용으로만 적었어요.

그 뒤에 다시 찾아보니 있었습니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6~11개월 영아의 비타민 A 상한섭취량이 하루 600 μg RAE로 나와 있어요. 이 숫자가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우리 집 실제 급여량을 다 합치면 얼마였는지는 6편에서 계산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위의 주 20g, 30g은 여전히 참고치입니다. 이 정도를 넘기면 위험하다는 선이 아니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감각으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어요.

먼저 소아과에서 확인할 것

아기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미숙아나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저장 철분이 애초에 적어서 기준 자체가 달라져요. 조산이었거나, 성장 곡선이 걱정되거나, 아이가 유난히 처지는 것 같다면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페리틴 수치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이 글은 처방이 아니라 제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철분제 복용 여부나 용량 같은 건 반드시 소아청소년과에서 상의하세요.

다음 편에서는

철분이 고기여야 하는 이유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지방입니다.

모유 열량의 절반가량이 지방인데 왜 우리는 이유식을 시작하는 순간 저지방 곡물죽으로 갈아타는가. 다음 글에서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편: 왜 우리는 쌀미음부터 시작하게 됐을까
4편: 아기 뇌의 60%는 지방으로 되어 있다
6편: 소간을 먹이며 내가 걱정한 것들

참고 자료

마지막 수정:

관련 글 보기